여행 다니며 들른 호텔 카지노랑 도박장들 썰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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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다니면서 틈틈이 들렀던 호텔 카지노랑 도박장들 기억나는 거만 정리해봅니다. 대단한 승부나 영화 같은 장면은 없었고, 그냥 여행자 입장에서 실제로 겪은 자잘한 장면들 위주로.
1. 마카오 – 시티오브드림즈, 베네시안
첫 마카오 방문 때는 공항에서 바로 셔틀 타고 시티오브드림즈로 들어갔습니다. 체크인 전에 짐만 맡겨두고 1층 카지노로 내려갔는데, 생각보다 조용한 분위기라서 긴장감이 덜했어요. 테이블에 앉아서 바카라 최소 베팅금액부터 물어보고 앉았는데, 옆에 있던 현지인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갑자기 제 배팅 보더니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더라고요. 한 판 끝났는데 제가 이겨서, 그 뒤로는 말 안 걸던 거 살짝 웃겼습니다.
베네시안에서는 슬롯머신만 조금 돌렸습니다. 1달러짜리 슬롯에 소액으로 여러 번 나눠 넣고, 잭팟 이런 거 욕심 안 내고 라인 잘 맞을 때마다 소소하게 회수하는 느낌으로 했는데, 한 번은 20분 동안 눈에 띄는 당첨이 하나도 안 떠서 그냥 그 자리를 미련 없이 떠났어요. 돌아보니 제 자리 바로 옆 슬롯에 어떤 분이 앉아서 세 번 만에 프리게임 띄우는 걸 보고, 괜히 앉아 있을걸 하는 생각만.
2. 미국 라스베이거스 – MGM Grand, Bellagio
MGM Grand에서는 방 배정 받고 바로 밑으로 내려가 블랙잭 테이블부터 찾았습니다. 딜러가 굉장히 친절해서, 기본전략 비슷한 거 모르는 티를 내도 눈치 안 주고 천천히 설명해줬습니다. 첫 손에서 12를 받았고 딜러 업카드는 2였는데, 옆 사람은 스탠드, 저는 히트했다가 22로 버스트. 테이블에 있던 다른 사람 둘이 동시에 고개를 저어서, 그때부터는 그냥 기본전략표대로 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ellagio에서는 룰렛이랑 크랩스를 구경만 했습니다. 크랩스 테이블에서 주변 사람들 다 같이 소리 지르면서 분위기 타던 순간이 인상적이었어요. 뭘 어떻게 배팅하는지 정확히 이해 못 해서 참여는 안 하고, 옆에서 규칙 설명 포스터만 읽다가 결국 포기했습니다.
3. 필리핀 – 시티오브드림즈 마닐라 & 오카다
마닐라에서는 시티오브드림즈 호텔에 묵으면서 밤마다 1~2시간씩만 내려갔습니다. 이쪽은 미니멈 베팅이 마카오보다 조금 낮아서 부담은 덜했는데, 분위기가 묘하게 더 진지한 느낌이었습니다. 전자식 룰렛에 앉아서 칩 대신 화면 터치로 배팅할 수 있는 기계형 테이블을 이용했는데, 한 번은 같은 숫자에 세 번 연속 가까이 맞히고도, 일관성 있게 베팅을 못 해서 이득을 거의 못 챙겼어요.
오카다 마닐라에서는 포커룸 구경 겸 텍사스 홀덤 캐시게임에 잠깐 앉았는데,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미 서로를 알고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첫 핸드에서 AK 수딧이 나와서 3벳까지 갔는데, 플랍에서 아무것도 못 맞추고 상대가 끝까지 배팅을 밀어붙여서 그냥 턴에서 접었습니다. 그 한 판으로 분위기 파악 끝난 것 같아서, 더 붙었다가 긴 시간 끌릴까봐 바로 일어나 나왔습니다.
4. 캄보디아 – 프놈펜 NagaWorld
프놈펜에서는 NagaWorld에 묵으면서 저녁마다 그라운드층 카지노를 서성이듯 돌아다녔습니다. 상시 담배 냄새가 섞여 있어서 처음엔 좀 버거웠는데, 30분쯤 지나니 어느 정도 적응되더군요. 현지인들이 많이 앉아 있던 롱 테이블 카드 게임이 있었는데, 규칙을 이해 못 하니 접근이 안 됐습니다.
여기서는 그냥 슬롯이랑 전자식 바카라에만 조금 앉았어요. 한 번은 전자식 테이블에서 갑자기 시스템 에러가 나서 화면이 멈췄는데, 직원이 바로 와서 로그 확인하고 제 칩 잔액을 종이에 적더니, 다른 기계로 옮겨주겠다고 했습니다. 이 과정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괜히 안심됐던 기억이 납니다.
5. 베트남 – 다낭 근교 카지노 & 홀덤펍
다낭 근교에 있는 리조트 카지노(비회원 입장 가능한 곳)에 들렀을 때, 외국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바카라 테이블보다 미니멈이 낮은 블랙잭 테이블이 있어서 그쪽에 앉았는데, 옆자리 영국인 관광객이 자기 나름대로의 "행운 패턴"을 계속 설명해주더군요. 그 패턴을 따라 했다가 연속 세 번 버스트를 내고, 결국 제 방식대로만 하겠다고 웃으면서 선은 그어놓았습니다.
다낭 시내에서는 자그마한 홀덤펍에도 한번 갔습니다. 저녁 8시쯤 가니까 이미 텍사스 홀덤 토너먼트가 시작돼 있었고, 캐시테이블은 한 자리만 비어 있었습니다. 술은 라이트하게만 마시고, AQs로 플랍에서 탑페어를 맞췄는데, 상대가 플러시 드로우로 끝까지 따라와서 리버에 플러시 완성. 그 판을 기준으로 스택이 반 토막 났고, 그 뒤로는 거의 카드 안 들어와서 2시간째 되는 시점에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6. 홍콩 – 정식 카지노는 없고, 사설 도박장 경험
홍콩 체류 중에는 정식 카지노가 없어서, 현지 지인이 데려간 사설 도박장 비슷한 곳을 구경한 적이 있습니다. 오피스텔 개조한 느낌의 공간이었고, 입구에 작은 카운터 하나 두고 멤버십 카드 비슷한 걸 보여줘야 들어갈 수 있었어요. 안에는 미니 바카라 테이블이 두 개, 포커 테이블이 한 개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직접 참여는 하지 않고 구경만 했습니다. 딜러라고 하기엔 다들 너무 일상적인 복장을 하고 있었고, 칩도 호텔 카지노에서 보던 세련된 디자인이 아니라 단색 플라스틱 느낌이 강했습니다. 오히려 이 편이 더 실제 돈이 오가는 느낌이 크게 와 닿아서, 괜히 긴장이 되더군요. 한 번은 누가 판 끝나고 결과에 불만을 제기해 한참 말다툼을 했는데, 정식 카지노가 아니라서 그런지 중재 방식이 상당히 즉흥적이었습니다.
7. 싱가포르 – 마리나 베이 샌즈
싱가포르에서는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습니다(외국인은 여권만 있으면 무료지만, 현지인에게는 요금이 붙는 구조). 안쪽 구조가 생각보다 단순해서 길 잃을 걱정은 별로 없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돈을 많이 걸 생각이 전혀 없었고, 그냥 분위기나 보자는 느낌이었습니다.
전자식 룰렛에서만 약간 앉아 있었는데, 옆자리 사람이 계속 빨간색/검은색 패턴을 분석하더니 저한테도 자꾸 조언을 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런 상황이 부담돼서, 소액만 몇 번 굴려보고 바로 일어났습니다. 게임 자체보다, 화장실 가려고 자리 비웠다가 다시 돌아오니 바로 누가 제 자리에 앉아 있던 그 속도감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
8. 미국 로컬 카드룸 – 텍사스 홀덤
서부 쪽 소도시에 있는 로컬 카드룸에는 딱 한 번 들른 적이 있습니다. 간판도 눈에 잘 안 띄는 작은 건물이었는데, 안에서는 텍사스 홀덤 캐시게임이 세 테이블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술은 거의 없고 커피랑 탄산음료만 무료로 제공하는 구조였습니다.
여기서는 한 시간 정도만 앉아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진지한 분위기였습니다. 한 번은 99 페어로 플랍에서 셋을 맞추고, 상대가 오버페어를 들고 끝까지 레이즈를 받아줘서 이 날 전체 손익을 플러스 쪽으로 확실히 돌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딱 여기까지만 하고 그만하자"라는 결정을 제대로 지키고 바로 일어난 기억이 있습니다.
정리
여러 나라 호텔 카지노랑 사설 도박장까지 돌아보면서 느낀 건, 시설이나 규모보다 결국 본인이 어느 정도 선을 정해두고 들어가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나라마다 최소 베팅, 드레스코드, 입장 방식, 분위기 전부 조금씩 달랐지만, 결과적으로는 자기 기준을 지키는 사람만 여행 전체를 망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가끔 떠오르는 장면들을 떠올리는 정도로만 만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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